생활·문화

상실의 아픔, 사랑으로 치유될 수 있을까?…'납골당 드라이브', 당신의 마음을 두드린다

2025-10-15 13:47
 오는 10월 16일부터 19일까지 대학로 선돌극장에서 연극 ‘납골당 드라이브’가 관객을 맞이한다. 이 작품은 ‘2025년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 선정 프로젝트’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그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우리 사회의 따가운 시선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숨긴 채 살아가는 성소수자들이 겪는 심리적 압박감과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을 따뜻하고 섬세한 시선으로 그려내며,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과 함께 묵직한 질문을 던질 예정이다. 단순한 슬픔의 연대를 넘어, 상실의 아픔을 딛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할 것이다.

 

‘납골당 드라이브’는 2024년 ‘제2회 극단 고래 사회적 예술 단막극 공모전’ 본선에 진출했던 ‘더블데이트 잠시-멈춤’을 장편으로 발전시킨 작품이다. 사랑하는 연인을 갑작스럽게 떠나보낸 게이와 레즈비언, 두 인물이 서로의 상실을 위로하며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들은 각자의 연인이 안치된 납골당을 함께 오가며, 세상에 드러내지 못했던 슬픔을 공유하고 서로에게 유일한 버팀목이 되어준다. 작품은 성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사회적 편견과 혐오에 맞서 싸워야 했던 이들의 구체적인 삶의 모습을 무대 위로 생생하게 불러온다. 관객들은 이들의 아픔에 공감하며, 우리 사회가 외면해왔던 소수자들의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될 것이다.

 


연극은 “왜 죄 없는 사람들이 죽어야 했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며 시작한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비극을 넘어, 사회적 차별과 폭력이 낳은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고 있다. 작품은 상실의 고통 속에서 허우적대는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관객들에게 ‘남겨진 이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하지만 ‘납골당 드라이브’는 절망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연대하며, 아픔을 극복하고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는 과정을 통해 ‘사랑을 통해 다시 살아가는 힘’이라는 주제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사랑이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는 없지만, 우리를 절망의 늪에서 건져내고 다시 일어서게 하는 단단한 기반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납골당 드라이브’는 극단 고래가 제작을 맡아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극단 고래는 그동안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작품들을 꾸준히 선보이며, 연극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다는 평을 받아왔다. 이번 작품 역시 그들의 신념과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납골당 드라이브’는 단순한 연극 한 편을 넘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차별과 혐오에 경종을 울리고, 진정한 공존과 연대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올가을,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의 가슴 시린 이야기 속에서 피어나는 따뜻한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직접 확인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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