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8월 8일, 단순한 '고양이 애정 표현의 날'이 아니다... 세계 고양이의 날에 숨겨진 뜻

2025-08-08 13:19
 2022년 통계에 따르면 전국 유기 동물은 11만 2천 마리에 달하며, 이 중 3만 1천 마리(27.8%)가 유기묘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간 유기 동물 수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동물들이 버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중 일부는 보호소에서 새 주인을 만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안락사를 당하거나 길거리에 방치되는 불운한 운명을 맞이하고 있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유기묘 개체수 증가로 인해 야생 조류나 동물을 사냥하는 모습이 목격되면서, 일부에서는 고양이를 유해 동물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인간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발생한 문제를 동물에게 책임 전가하는 것으로, 유기된 동물을 두 번 죽이는 행위나 다름없다.

 

이러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하고자 2002년, 영국에 기반을 둔 국제동물복지기금(IFAW)은 8월 8일을 '세계 고양이의 날'로 제정했다. 이 날은 단순히 고양이를 예뻐하자는 의미가 아니라, 유기묘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함께 살아갈 방법을 모색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세계 각국의 동물보호단체들은 이날을 기념해 다양한 활동과 기금 마련을 통해 유기묘의 사료와 치료를 지원하고, 중성화 수술을 실시하여 무분별한 개체수 증가를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양이의 날을 8월 8일로 정한 명확한 이유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북반구의 뜨거운 여름철에 고양이의 야외 활동과 번식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진다는 점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번식기 이후 급격한 개체수 증가로 유기묘 문제가 심각해지는 시기에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이 시기를 선택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참고로 대한민국은 9월 9일을 고양이의 날로 지정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여전히 일부 사람들은 유기묘를 가자미눈으로 째려보며 폭행하거나, 사료에 독을 타서 생명을 빼앗는 등의 잔인한 행동을 저지르고 있다. 그러나 유기묘는 우리 주변을 오염시키는 가해자가 아니라, 오히려 사람에게 상처받고 버려진 피해자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유기묘를 입양하지 않았거나 캣맘 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길에서 만나는 고양이들에게 안타까움과 미안함을 느끼는 마음이 중요하다.

 

세계 고양이의 날을 맞아 읽어보면 좋을 책으로는 소피 블랙올의 <시큰둥이 고양이>가 있다. 이 책은 버려진 경험 때문에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 고양이 맥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맥스는 처음에 집안을 엉망으로 만들어 식구들의 미움을 사지만, 자신을 사랑하는 소년의 마음을 알고 조금씩 다가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또한 고경원 작가의 <밤을 달리는 고양이>는 어쩔 수 없이 하늘의 별이 되는 고양이들이 떠나는 순간에도 집사를 향한 사랑과 그리움을 보여주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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