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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쌀 끝났다!" 한국 쌀, '사상 최대' 수출로 日 식량 주권 흔들다

2025-08-05 09:54
 그동안 '넘사벽'으로 여겨지던 일본 쌀 시장에서 한국산 쌀이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올해 상반기 한국산 쌀의 대일본 수출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일본 내 쌀값 폭등이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한국 쌀의 숨겨진 경쟁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만성적인 국내 쌀 공급 과잉 문제 해결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뿐만 아니라, K-푸드의 영역을 쌀까지 확장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한국산 쌀은 총 416톤(t)이 일본으로 수출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90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로, 과거 동일본 대지진 직후인 2012년의 16t이 최고 기록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무려 25배 이상 폭증한 셈이다. 그동안 일본 시장은 자국 쌀 산업 보호를 위한 고율 관세(1kg당 341엔, 약 3194원)와 엄격한 비관세 장벽으로 인해 한국산 쌀이 좀처럼 진입하기 어려운 '난공불락'으로 여겨져 왔다. 실제로 수출 실적이 전무했던 해도 적지 않았다.

 

이번 기적 같은 수출 증가는 일본 현지 쌀값의 이례적인 폭등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 5월 기준 일본의 쌀 평균 소매가격이 5kg당 4200엔(약 3만93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가까이 치솟으면서, 높은 관세를 감안하더라도 한국산 쌀이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된 것이다. 같은 시기 일본에서 판매된 한국산 쌀은 관세 포함 4kg 기준 약 4000엔 수준으로, 양국 쌀의 가격 격차가 거의 사라졌다. 특히 5월 한 달간 한국산 쌀의 일본 수출량이 가장 많았다는 점은 이러한 가격 요인이 직접적인 구매로 이어졌음을 방증한다.

 


하지만 이번 성과를 단순히 '가격 경쟁력'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본처럼 자국 농산물 보호에 민감한 시장에서 이례적으로 수출이 늘었다는 것은 단순한 가격 우위뿐 아니라 한국산 쌀의 품질과 안정적인 공급 역량이 일정 수준 이상 평가받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는 한국 쌀이 일본 소비자들에게 '가격 대비 우수한 품질'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향후 지속적인 시장 확대를 위한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국내 쌀 시장은 1인당 쌀 소비량 감소(2024년 55.8kg, 2000년 대비 40% 이상 감소)로 인한 만성적인 공급 과잉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외 시장 확대는 국내 쌀 산업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일본 수출 성공을 발판 삼아, 중장기적으로는 가격 경쟁력을 넘어선 품종 개발, 기능성 강화, 브랜드화 등 '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한국 쌀의 해외 진출을 지속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번 일본 수출 급증은 한국 쌀이 해외 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국내 쌀 산업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K-라이스'의 위상을 높이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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